자궁내막증 투병기(2) 수술, 잘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저는 갑자기 찾아온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도 참 재밌습니다.

 

응급실에 갔을 때 어느 과목으로 진료를 볼건지 선택을 해야 한다지 뭔가요? 의학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으로서 참 난감했습니다. 다행히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그 아픈 정신에도 네이버 지식인에서 좌측 하복부의 통증에 대해 검색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좌측 하복부에는 장기가 없다고 나오더라구요? 여성의 경우 자궁이 있기 때문에 통증이 있을 수 있다고 나와있어서 어렴풋하게 자궁쪽 질병인가 하고 짐작을 하고 있었습니다. 응급실 의사 선생님께서도 지식인에서 한 말과 똑같이 말씀을 하시기에 산부인과 쪽으로 진료를 보겠다 하고 진료를 보았습니다.

 

초음파, 5센티 크기의 혹 발견

갑자기 오게 된 병원이었기 때문에 CT나 MRI 촬영은 하지 않았고 간단한 초음파 검사만 받아보기로 하고 검사를 받았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할 때도, 손으로 촉진을 할 때도 좌측을 건드릴 때 욱씬한 통증이 느껴져서 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촉진하시는 여자 원장님이 너무 평온(?)한 모습이라 별거 없는건가 하고 오해를 했었습니다. 

막상 진료실로 돌아가 모니터를 봤을 때  엄청 큰 혹이 있어서 당황했습니다. 그럼에도 역시나 원장님은 평온 그 자체. 사이즈가 너무 커서 난소가 꼬여 통증이 오는거 같다, 방치해두면 난소의 기능이 떨어져 불임이 될 수 있다 등 무서운 말씀을 하시는데도 목소리는 너무 온화하셔서 괴리감이 상당했습니다. 

 

여튼 저도 심각성을 인지했기 때문에 굳이 다른 날을 생각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여기 계신 수술 원장님이 이 분야로 엄청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셔서 믿고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자궁내막증, 수술방법은 꼭 확인할 것

저는 처음에 바로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지 않았고, 혹 제거 때문에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그래서 복강경으로 수술을 진행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하신 원장님 말씀으로는 혈액검사 결과가 바로 수술 직전에 나와 그때서야 자궁내막증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복강경을 위해 배꼽을 뚫었는데 뱃속에 피가 흥건해 수술을 중단하고 개복으로 수술 방법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제거하려고 했던 혹은 이미 터져서 내용물이 밖으로 모두 나온 상태였고, 반대쪽 난소에도 작은 혹이 있어 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뱃속에 피가 계속 고여서 통증이 있었을텐데 하고 말씀 하셨지만, 네, 저는 아~무런 감각도 없었습니다. 생리통도 없고, 그 어떤 증상도 없었네요. 다만 생각해보면 아랫배가 이상하게 불룩했던 것은 기억합니다. 그래서 수술 당일에도 복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정말 정신나간 짓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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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렇게 준비도 없이 바로 자궁내막증 수술을 진행했는데, 수술을 앞둔 분들은 반드시 수술 방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궁내막증을 원천봉쇄하는 유일한 방법은 난소를 절제하는 거라고 합니다. 생리를 안 해야만 자궁내막증이 발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궁내막증 수술이라고 하고 제대로 설명을 듣지 않았다가 하루 아침에 불임이 되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거짓말같죠? 진짜입니다. 어느 병원이 그렇다라고 콕 찝어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저랑 같은 병원에 입원해 계셨던 분들의 지인들이 그런 일을 겪었다고 해서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수술하면 낫는다기에 어떤 수술인지 묻지 않았다가 하루 아침에 난소 절제를 받고 불임이 되셔서 우울증에 걸리셨다는 얘기에 어찌나 충격적이던지.

 

물론 사람마다 어떤 수술을 해야 하는지, 그 치료 방식에 차이는 있을겁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난소를 살려서 수술하는 것이 여성의 몸에 훨씬 좋은 것은 분명합니다. 자궁내막증을 없애기 위해선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막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여성호르몬이 여성의 몸에서 맡고 있는 기능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그리고 출산을 하기 전이나 자녀계획을 가지고 계신분들은 꼭 확인해보세요. 저는 김철 원장님이 난소를 살리는 쪽으로 수술을 해주셔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다음 편은 수술 후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